기획자와 디자이너가 바이브 코딩을 하고, 개발자는 AI가 생성한 코드를 검토하고 고도화합니다. AI를 도입한 많은 조직이 이상적으로 그리는 모습일 텐데요, 여전히 실무 환경에서는 직무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명확히 나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AI를 활용해 구체적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체감하지 못하다 보니, 개인적인 차원에서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에 머물게 되죠.
‘원티드 AX 챔피언’은 구성원들이 이렇게 한정적인 AI 활용에서 벗어나, 직접 AI로 업무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하며 AI 역량을 키우는 부트캠프 프로그램입니다. AI 교육과 사례 공유, 멘토링, 해커톤이 하나로 결합된 구조로 4~9주 동안 AI를 활용해 실제로 작동하는 서비스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죠.
원티드랩에서는 올해부터 9주 단위로 AX 챔피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무려 81건의 결과물이 탄생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AX 챔피언에서 시작해 원티드 내에 실제 기능으로 출시된 ‘포지션 맵’ 프로젝트 팀을 만나 그 생생한 여정을 들어 봤습니다.
더 큰 문제를 함께 풀기 위해 시작한 AX 챔피언
Q. 각자 원티드랩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고, 이번 팀에서는 어떤 역할이었나요?
형근: PO팀에서 채용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바이브 코딩으로 실제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개발자, 디자이너분들과 함께 팀을 꾸려 참가하게 됐어요. 우리 서비스가 어떤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 수 있을지 정의하고 목표를 설정했으며,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과정 전반에 참여했습니다.
윤재: 원래 서버 개발을 하다가 현재는 AI기술팀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초기 기획과 아이디어 제공, 프로토타입 제작을 담당했고, 형근님이 바이브코딩으로 짜 주신 코드를 바탕으로 서버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승호: 저는 채용솔루션팀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여러 명이 동시에 코드를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고 오류를 고치는 역할을 맡았어요.
도은: 저는 프로덕트 디자인팀에서 원티드 플랫폼 디자인을 맡고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서비스 내 컴포넌트와 모바일 뷰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채리: 저도 프로덕트 디자인팀에서 일하고 있고, 포지션 맵 서비스의 UX/UI 디자인과 더불어 바이브 코딩을 하며 서비스에 살을 붙였습니다.
Q. 지도 기반 채용 공고 탐색 기능 '포지션 맵'을 과제로 선정한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윤재: 이전에도 원티드 내에 지하철역 주변 공고를 추천해 주는 기능이 있었는데, 당시엔 개발 리소스가 부족해 더 큰 스펙으로 진행하지 못했어요. AX 챔피언 프로그램에선 짧은 기간 안에 집중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어서 이번 기회에 더 큰 스펙으로 기능을 구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형근: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확인해 보니 실제로 유저들이 지도 기반 공고 탐색을 원한다는 VoC가 꽤 있더라고요. 유저들이 원하는 기능이기도 하고, 원티드에 이름이 덜 알려졌지만 좋은 회사들의 공고를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포지션 맵을 과제로 선정했어요.
AI가 들어오면 일하는 방식도 변한다
Q. 아이디어를 데모 서비스로 구현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기획부터 개발, 디자인까지 어떤 방식으로 협업했는지 궁금합니다.
승호: 팀원들이 각자 생각하는 제품의 모습을 바이브 코딩으로 빠르게 만들어 취합한 다음,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버전을 선정해 뼈대로 삼고 살을 붙여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했어요. 우선 개발자들이 비개발자 팀원들도 쉽게 코딩할 수 있도록 클로드 코드(Claude Code) 환경을 세팅하고,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각자 AI로 코드를 짜서 올리면 다시 개발자가 검수해서 안정적으로 코드를 결합하는 방식이었죠.
형근: 클로드 코드에 ‘스킬(Skill)’이라는 기능이 있는데요, 자주 수행하는 작업이나 검토 절차를 AI가 반복해서 수행할 수 있도록 저장해 두는 기능이에요. 팀원들이 각자 짠 코드가 안정적인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셀프 체크 스킬’을 만들어 활용했어요. 작업 완료 후 코드를 올리기 전에 이 셀프 리뷰 스킬을 통해 스스로 안정성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아주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Q. 평소 일하는 방식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요?
형근: 원래 기획 단계에서 구상한 서비스와 실제 개발된 결과물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바이브 코딩으로 작업하다 보니 기획과 동시에 서비스가 동작하는 걸 볼 수 있어서 Use Case나 문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기존에는 단순한 디자인 수정도 개발자나 QA를 거치느라 오래 걸렸지만, 이번엔 디자이너들이 바로바로 화면을 수정할 수 있어서 기획부터 디자인, 구현까지 하루 만에 가능할 정도로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습니다.
Q. AX 챔피언 프로그램이 실제 결과물을 만드는 데 어떤 도움이 됐나요?
채리: 저는 원래 업무에 AI를 많이 활용하지도 않고, AI에 대한 기본 지식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AX 챔피언 프로그램 초반에 단체 교육을 통해 바이브 코딩 하는 법이나 AI에게 질문하는 법 등을 배우면서 기본기를 쌓은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도은: 각자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참여하는 개념이라 짬을 내기 쉽지 않은데, AX 챔피언 프로그램에 매주 1회 ‘AI 집중 데이’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그 시간에는 오롯이 포지션 맵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죠.
포지션 맵, 실제 서비스가 되어 유저와 만나다
Q. 짧은 시간 안에 정식 출시로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나요?
채리: 프로토타입이 빠르게 나왔다 보니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내부 피드백을 받아 불필요한 기능을 빼거나, 부족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계속 고도화한 덕분에 서비스 완성도가 높아졌죠.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초기 사용성과 피드백이 긍정적이어서 정식 서비스로 출시해도 좋은 반응을 얻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어요.
Q. 출시 이후 성과나 반응은 어떤가요?
형근: 현재 기능 출시 후 한 달 정도 지났는데요, 프로젝트 목표였던 ‘숨겨진 기업들의 노출 확대’는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200인 이하 기업들을 보는 유저가 기존보다 약 10% 더 많아졌거든요. 회사 이름이 아닌 접근성을 기준으로 공고를 탐색하게 되면서, 그동안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던 알짜배기 기업들의 노출 기회가 훨씬 늘어났어요.
AI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것
Q. 이번 경험을 통해 AI에 대한 이해도나 활용 방식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승호: 원래는 AI를 개인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만 사용했는데, 이번 기회에 개발자와 비개발자가 AI를 매개로 어떻게 협업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었어요. 특히 AI 인프라 세팅에 따라 같은 질문에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만큼, 누가 쓰더라도 일관된 결과가 나오도록 가이드라인을 명시해 두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했죠.
채리: 이전에는 AI를 막연하게 내 직군을 위협하는 요소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AX 챔피언에 참여하면서 AI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체감할 수 있었고, 나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더 많은 걸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 주는 존재라는 걸 느꼈습니다.
Q. AX 챔피언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좋았던 점이 있다면요?
채리: 이전에 참가했던 해커톤은 하루 안에 진행되다 보니 서비스 기획부터 구현까지의 과정을 단순히 경험해 보는 수준에 그쳤어요. 하지만 AX 챔피언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9주 동안 긴 호흡으로 이어져서 훨씬 깊이 있는 업무를 해 볼 수 있고, 애매한 결과물이 아닌 큰 밸류를 지닌 AI 프로젝트를 탄생시킬 수 있었어요.
형근: 매주 수요일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다 같이 모여 어떻게 작업했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AI 활용법을 참고할 수 있어 무척 유익했습니다. 또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다 보니 결과물의 완성도도 더 높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